오늘만 하고 끊을게

술이 몸에서 하는 일

최종 수정일: 2026년 8월 7일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습니다. 그런데 술은 다릅니다. "적당히 마시면 오히려 좋다"는 말이 아직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 글은 그 부분을 공공기관 자료로 확인해보는 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국내외 보건 당국의 공식 입장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꽤 다릅니다.

알코올은 1군 발암물질입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알코올을 1군 발암요인(carcinogenic to humans, group 1)으로 분류합니다. 최상위 위험도 등급이며, 담배와 같은 분류입니다.

1군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킨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뜻입니다. 가능성이 있다거나 의심된다는 수준이 아닙니다.

국가암정보센터가 음주로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힌 암은 다음과 같습니다.

목록에 유방암이 있는 것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술과 소화기관의 관계는 짐작이 가지만, 유방암까지 연결되는 것은 알코올이 소화기관에만 머무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세트알데히드 — 실제로 문제를 일으키는 물질

알코올 자체보다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이 더 문제입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설명에 따르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알코올 → 아세트알데히드로 산화 → 아세트산으로 분해 → 배출

중간 단계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발암과 관련된 여러 작용을 합니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건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의 활성이 낮아서 이 물질이 몸에 오래 머무르기 때문입니다. 즉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같은 양을 마셔도 아세트알데히드에 더 오래 노출됩니다. "마시다 보면 는다"는 말은 몸이 안전해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적당히"는 몇 잔인가

여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이 소개하는 기준을 보겠습니다.

저위험 음주 기준 (미국 NIAAA)

주당 한 번에
남성 8잔 이하 4잔 이하
여성 4잔 이하 3잔 이하

여기서 표준 1잔은 알코올 14g, 소주 90ml 기준입니다. 소주 한 병이 360ml이니 표준 1잔은 소주 4분의 1병인 셈입니다.

즉 여성 기준 주당 4잔은 일주일에 소주 한 병입니다. 회식 한 번으로 이미 넘어가는 양입니다.

그런데 WHO의 입장은 더 단호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위해 안전한 알코올 섭취량은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국제암연구소도 암에 관한 한 안전한 양(no safe limit)은 없다고 강조합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암 예방 수칙 역시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하루 한 잔은 괜찮다"고 알려졌던 권고가 바뀐 것입니다.

양에 따라 위험이 어떻게 올라가나

질병관리청 자료의 수치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알코올 g 단위가 낯설 수 있는데, 소주 1잔이 약 14g이라고 생각하면 감이 옵니다.

고혈압

하루 평균 남성 31g 이상(소주 약 3잔), 여성 21g 이상(소주 약 2잔)을 마시면 고혈압 발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하루 남성 40g 이상, 여성 20g 이상이면 간 손상 위험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지방간이 있는 사람이 주 400g 이상 음주를 지속하면 30%가 간경변증으로 진행합니다.

주 400g은 소주로 환산하면 대략 일주일에 8병 수준입니다. 매일 한 병 남짓이면 도달하는 양입니다.

음주는 해마와 대뇌의 위축과 관련이 있으며, 주 14단위 이상 마시는 사람은 해마 위축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마는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입니다.

심장

심방세동은 남성 기준 하루 10~12g에서도 비음주자보다 위험이 높습니다. 소주 한 잔이 채 안 되는 양입니다.

"술 마시면 잘 잔다"에 대해

술이 잠을 도와준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반대에 가깝습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알코올 의존 환자의 35~75%에서 수면장애가 발생합니다.

술은 잠드는 것을 빠르게 만들지만 잠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자는 데 걸리는 시간은 줄고, 자고 나서의 개운함도 줄어듭니다. 이 조합이 위험한 이유는, 잠이 안 와서 다시 술을 찾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음 쪽의 이야기

술은 기분을 풀어주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질병관리청이 제시하는 수치는 다른 방향을 가리킵니다.

담배와 구조가 비슷합니다. 술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상당 부분은 술이 만들어낸 상태를 술로 되돌리는 것에 가깝습니다.

끊으면 되돌릴 수 있는 것들

다행인 부분도 분명합니다. 특히 간은 회복력이 좋은 장기여서, 초기 단계라면 금주만으로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자세한 내용은 끊으면 달라지는 것에 정리해두었습니다.

지금 며칠째인지 세어보고 싶다면 카운터의 금주 탭을 써보세요. 시작일과 평소 마시던 빈도만 넣으면 아낀 돈까지 계산됩니다.

이 글은 공개된 공공기관 자료를 정리한 참고용 정보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특히 술을 갑자기 끊을 때 나타나는 금단 증상(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손 떨림, 메스꺼움, 구토)은 심한 경우 환각·경련·금단 섬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위험합니다. 매일 많은 양을 오래 마셔온 경우에는 혼자 끊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참고 자료